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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97IMF이다. IMF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한국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개방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에 보여준 한강의 기적이 신자유주의적 경제 전략 덕분이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IMF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분명한 개입주의였다. 한국 정부는 국제 경쟁으로부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펼쳤고, 실질적으로 모든 은행을 한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부자가 된 한국을 예외로 규정할 수 없다고 장하준 교수는 말한다.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의 본거지라고 여겨지고 있는 영국과 미국도 유치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관세, 보조금 등을 사용하여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개발도상국에 신자유주의를 권하고 있다. 나쁜 사마리아인이라 함은 겉으로는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그것이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실제로 시행해 성공을 거둔 국가주의적 정책이 아닌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권하고 있는 걸까?

 

책 속에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표현으로 답한다. 이미 부자가 된 나라들은 자신의 파이를 나눠 먹을 경쟁국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에 대한 건망증이 심각하다고 말한다. 부자 나라의 사람들 가운데는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이 오늘날의 부를 가져왔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고 현재에 맞게끔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의도로 신자유주의를 권하고 있는 이들의 의도 자체는 선할지라도 사다리 걷어차기처럼 누군가에게는 해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장하준 교수가 보호무역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아들의 사례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여섯 살 난 아들이 좀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학교가 아닌 일터로 보낸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는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논지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국의 생존을 위해 지금 당장 가능한 경쟁에 많이 노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가 일찍부터 경쟁에 노출되면 살아남기 힘든 것처럼 산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주장이다.

 

장하준 교수의 논거에 의하면 부자 나라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부자 나라에서도 신자유주의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가 이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는 낙수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부자 나라가 더 부자가 되었을지라도, 바닥에 있는 사람까지 이점을 누리지 못해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심지어 수많은 이민자는 그들의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많은 부자 나라 사람들은 자유무역이 개발도상국만 더 배부르게 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을 가리키면서 말이다.

 

분명한 사실은 사다리 걷어차기는 변함없다는 사실이다. 나쁜 사마리아인이든 어려움을 보고도 지나치는 사람이든 결국 모든 결과는 그 당사자가 떠안아야 한다. 자국의 상황에 맞춰서 가장 효율적으로 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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