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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도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도시는 국가의 경제력을 압도하고 있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국가의 GDP는 물론 세계총생산까지 좌지우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10년 기준 전 세계 8,000개 기업이 세계총생산의 90%를 생성했다. 그리고 이들 다국적 기업을 유치한 600개 도시가 세계총생산의 절반을 생산했으며, 그중 상위 100개 도시의 생산량이 세계총생산의 38%를 차지했다. 기업과 도시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부의 집중 현상은 점점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거로 저자는 기업과 도시가 협력해 시장의 규모를 성장시켜야 현재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더해 변화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경제 성장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오늘날,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 경제특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전은 원래 낡고 황폐한 건물들이 늘어서고 교통 신호 체계조차 미흡한, 작은 어촌 마을과 소규모 무역도시로 구성된 인구 3만 명 정도의 도시였다. 그런데 이처럼 볼품없던 도시는 놀랍게 달라졌다. 1982년 주변 지역이 경제특구에 추가되면서 전체 인구가 351,871명으로 늘어났다. 2012년 선전 경제특구의 1인당 GDP3,581달러, 구매력평가지수는 23,897달러에 이르렀다.

 

중국이 시범적으로 설치한 경제특구는 순식간에 나라 전체로 퍼졌고, 베이징, 상하이, 충칭, 광저우 등의 다른 도시 지역에서도 산업화 및 상업화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서양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중국의 시장으로 진입하거나 특정 산업 분야에서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을 통해 진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부 투자가 늘자 중국 곳곳에 민간 및 공공 자본이 형성되어 해당 도시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가 성장하게 되었다. 이렇게 중국의 도시들은 30여 년 동안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세계 최대의 글로벌 경제도시로 거듭났으며, 중국을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렸다. 결국, ‘도시가 살아나야 국가가 살아난다.’는 교훈을 건네주고 있다.

 

최근 도시 경제 관련된 기사를 읽으면서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과 분석력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간 뚜렷한 산업·경제 기반이 없었던 베를린은 이제 전 세계 투자자들과 다국적 기업,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는 국제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2018년 부동산 투자 전망이 가장 좋은 도시로 베를린을 1위에 꼽았다.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파리는 14, 영국 런던은 27위에 그쳤다. 매년 PwC가 발표하는 이 보고서에서 베를린은 2015년부터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독일 경제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분명 베를린의 성장세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가 아닌 도시의 성장이 경제를 이끈다는 독특한 관점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도시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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